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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국제 날짜 변경선의 미스터리 탐구: 타베우니 섬의 독특한 시간대

비카스 2023. 4. 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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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국제 날짜 변경선의 미스터리 탐구: 타베우니 섬의 독특한 시간대

 

해외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생애 이런 곳에 또다시 와볼 일이 있을까 하는 재미있는 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피지는 국내에서는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사실 인기 있기로는 몰디브가 훨씬 더 대중적이고 잘 알려진 곳인데. 그래도 한때 남태평양 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던 시기가 있었다.

 

피지가 워낙에 접근하기도 어렵고 비행기값도 만만치 않아서, 아무리 신혼여행이라지만 쉽사리 여행지로 정하기는 쉽지 않은데. 천혜의 자연환경과 세계 유수의 리조트 복합단지가 있어서 신혼여행지로써는 며칠 편히 놀고 쉬기에는 좋은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피지는 여러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 섬인 비티레부(Viti Levu)와 바누아레부(Vanua Levu) 그리고 세 번째로 큰 화선섬인 타베우지(Taveuni)가 있다.

 

내가 방문한 곳은 타베우니 섬이었다. 세번째 큰 섬이라고 하지만, 제주도보다 작은 섬이다.

 

이곳 타베우니섬에는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곳을 방문하려면 피지에서도 경비행기를 한시간정도 타고 가야 들어갈 수 있다. 이마저도 날씨가 좋을 때나 경비행기가 운항하지 그렇지 않은 경우 이마저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동네이다. 

 

타베우니 섬으로 이동하기 위한 경비행기타베우니 섬으로 이동하기 위한 경비행기
타베우니 섬으로 이동하기 위한 경비행기

 

 

피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이고 에메랄드 빛 바다가 바로 떠오른다. 실제 경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발아래를 보니 여러 작은 섬들과 산호군락이 멋지게 펼쳐 보였다.

 

한 가지, 의외인 점은 피지의 수도 수바(Suva)의 경우 여느 개발도상국가의 수도 못지않고 매연이 꾀나 심했고, 교통체증도 있었다. 물론 바다로 탁 트여 있어서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상상하던 그 피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수도 수바에서 바라보는 바다 또한 푸른 바다는 당연히 아니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피지에서 배를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한참을 벗어나야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타베우니 섬이 그런 곳 중 하나였다.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바다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바다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바다

 

남태평양의 석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해질녘이면 정말 자연이 선사하는 매직아워(Magic Hour)가 펼쳐진다. 

무슨 사진을 찍어도 환상적인 조도탓에 내 얼굴과 모든 실루엣이 아름답게 보인다.

 

매직아워 시간의 석양
매직아워 시간의 석양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의 반짝거림하며, 도심에서 벗어나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게 이곳의 가장 큰 메리트다. 당장이라도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싶을 만큼 너무 아름다운 바다다.

 

얘길 듣기로는 피지에서는 상어를 보러가는 다이빙 투어도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만타가오리나 돌고래 그리고 상어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인 듯하다. 그래서 피지가 다이버들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이유인가 보다.

 

피지의 에메랄드빛 바다
피지의 에메랄드빛 바다
피지의 에메랄드 빛 바다
피지의 에메랄드 빛 바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넋놓고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려서 시간을 여행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 섬에는 날짜변경선*이라는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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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날짜변경선은 경도 0도인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의 180도 반대쪽인 태평양 한가운데(경도 180도)로 북극과 남극 사이 태평양 바다 위에 세로로 그은 가상의 선이다. 이 세로선은 같은 시간대 내에 속한 지역에 대해서는 날짜가 달라서 올 수 있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사는 섬이나 육지를 피해서 동일지역은 하나로 묶어 기준선을 만든다. 또한 관련 국가의 결정에 따르므로 실제 정확한 직선은 아니며 좀더 복잡한 모습을 보인다. 즉, 북으로는 미국의 알류샨 열도를 지나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 남으로는 뉴질랜드 동쪽으로 일부 휘어져 있다. 이 선을 기준으로 하여 서에서 동으로 넘을 때는 날짜를 하루 늦추고, 동에서 서로 넘을 때는 하루를 더한다.
 
한편, 지구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남태평양의 사모아(미국령 사모아는 제외)가 2011년 연말부터 날짜변경선을 서쪽의 시간대로 변경해 사용하기로 했다. 날짜변경선 바로 옆에 위치한 사모아는 그동안 날짜변경선 동쪽의 시간대를 사용했었다. 사모아가 서쪽 시간대로 변경한 것은 가까운 거리의 주요 무역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과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서다. 이제까지는 호주와 뉴질랜드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음에도 날짜변경선 때문에 하루가 늦은 시차를 사용하였으나, 이들 국가와 시차를 줄이기 위해 표준시를 하루 당기기로 한 것이다.

피지 제도에서 동북쪽으로 800km 남태평양 해상에 있는 사모아는 1962년 뉴질랜드로부터 독립해 동쪽에 있는 미국령의 아메리칸 사모아섬과 함께 사모아 제도를 이루고 있는 인구 21만 명의 작은 국가다. 사모아는 미국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1892년 당시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맞춰 날짜변경선을 서쪽으로 굽혀 동쪽 시간으로 자국 표준시간을 설정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날짜변경선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사실 날짜변경선은 사람이 사는곳은 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피하기 마련인데, 이곳에는 사람이 사는 곳에 날짜변경선이 지나가는 유일한 곳으로 알고 있다.

 

즉 선하나를 두고 한쪽은 어제가 되는 거고 다른 한쪽은 오늘이 되는 거다.

 

타베우니섬의 날짜 변경선
타베우니섬의 날짜 변경선

 

이런 엄청난 관광자원이 숨겨진 이곳에 날짜변경선이라고 지정된 곳이 이런 간판하나만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 허접해 보이긴 하는데. 물리적으로 내가 시간여행을 할 수는 없어도 이곳에서만큼은 내가 어제와 오늘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시간여행 놀이시간여행 놀이
시간여행 놀이

 

 

살면서 이런 곳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을까마는, 세계 곳곳에는 이렇듯 다양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곳이 많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인간이 임의대로 그어놓은 선이지만, 이 선하나 가 우리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날짜와 시간을 엄청 중요시 여기고 그것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게 기본인데, 정작 이곳 사람들은 어제와 오늘과 같은 날짜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고 자기 템포에 맞춰 사는 삶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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