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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자동차 교통 사고 경험 공유(feat. 자동차 보험료)

비카스 2023. 2. 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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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자동차 교통 사고 경험 공유(feat. 자동차 보험료)

 

우즈베키스탄에서 차량을 구입한 지 이틀 만에 어이없는 자동차 교통사고가 났었는데요.

 

이제 교통사고의 트라우마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서 생각을 정리할 겸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동차를 구매하여 운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글을 작성합니다.

 

해외 주재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파견오시거나 하면 차량구매를 고민하게 되실 텐데요.

중앙아 쪽의 우버라 불리는 얀덱스 택시 어플을 널리 활용되기 때문에 택시 잡는데 그렇게 어려움은 없는데요.

간혹 택시가 잘 안 잡히기도 하고, 어플에 목적지가 검색되지 않거나 잘못 찍게 될 경우 엉뚱한 곳에 내리게 돼서 고생할 수가 있어서, 장기체류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차량을 구매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이 듭니다.

 

 

중고차 구매

우즈베키스탄에서 수입차량은 세금이 많이 붙기 때문에 차량값이 굉장히 비싼데요. (한국 투싼 신차기준 약 5만 불)

상대적으로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량(쉐보레 Cobalt, Lacetti 등)의 경우 세금이 크게 붙지 않아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실 수가 있습니다.

 

저는 우즈벡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량인 코발트(Cobalt)  약 1년 정도 운행(5만 킬로)한 중고차를 한국인을 통해 건너건너 1.2만불로 시세(1.3만불)보다 조금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우즈벡에서는 보통 1년에 5만킬로 타는 게 보통인 거 같더라고요. 차량구매하실 때 참고하세요.

 

온라인으로 알아보실 때는 어플에 Autoelon.uz라는 어플이 있어서 차량시세를 어플로 먼저 확인하신 후에 구매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우즈베키스탄은 희한하게 매년 중고차 가격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중고가격도 잘 떨어지지 않고요.

 

 

교통사고

 

자동차를 정하고 판매자와 만나서 차량 소유권 이전 공증을 마치고 바로 인도를 받았는데요. 우즈베키스탄은 차량을 등록하기 이전에 공증사무소에 가서 소유권 이전 공증을 사전에 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 그 서류를 들고 차량등록을 하실 수가 있는데요. 공증비용도 거의 150불 정도가 들었던 거 같습니다. 외국인의 경우 통역을 꼭 대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비용이 더 발생할 수도 있겠네요.

 

차량소유권 공증을 마치면 차량등록은 안 되어 있지만 일주일간은 보험없이 그리고 차량등록없이 차량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은 무조건 바로 보험가입을 해야 하지만, 여긴 전산화가 잘 안되어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시간차를 둔 것 같습니다. 이게 결과적으로 제게 있어서는 큰 실책이었던 거 같은데요. 보험가입이 안되어 있는 그 사이에 교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금요일에 공증을 마치고 관공서가 문을 여는 월요일에 차량등록과 함께 보험을 들려고 했는데요. (차량등록이 우선이고 그 이후에 보험가입이 가능합니다.)

 

헌데 저는 차량인도받은 이틀 후인 일요일에 무보험 상태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좌회전은 신호등이 거의 없고 비보호인데요. 한국과는 좀 다른 운전형태를 보이는데 이것에 좀 적응이 안 되었던 것이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반대쪽 차량이 다 지나가고 앞차를 따라 좌회전을 하고 있는데 멀리 반대편에서 차량이 다가오는 게 보이긴 했는데 신호가 바뀌는 타이밍이기도 하고 이미 좌회전 진입이 확실히 된 상태여서 상대차량이 속도를 줄일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정말 어이없게 제 차량 옆을 강하게 충돌하였습니다. (제 차가 반바퀴 회전할 정도로 꾀나 큰 사고였네요.

 

(운전 시 유의사항)
우즈베키스탄에서 운전하실 분들은 비보호 좌회전 시스템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운전하세요. 좌회전 신호가 없다 보니 좌회전 통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신호가 파란불이면 앞으로 쭉 나가서 반대쪽 차량이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없을 때 좌회전 하는데 반대쪽 주행차량이 많아 빨간불로 바뀌더라도 반대차량주행이 멈추는 잠깐의 신호 변경 타이밍 약 3초를 이용해서 좌회전을 하는 시스템이니  이를 미리 숙지하시기를 바랍니다.

 

(좌) 내 차량,  (우) 상대 차량

 

사고과실 판단 

 

사고가 난 직후 교통경찰이 다가와서 사고현장을 줄자를 이용해서 모눈종이에 하나하나 그리고 기록을 합니다.

(하나하나 측정하고 그리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네요.) 이후 음주운전 측정을 위해서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서 음주운전 여부 측정을 하고 마무리를 합니다. 사고기록은 경철 관할부서로 넘겨지고 며칠 후에 연락이 오면 양측이 경찰서로 가서 사고과실을 그 자리에서 통지받게 됩니다. 저는 최대한 제 과실을 줄이기 위해서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관련 자료를 잘 준비해서 경찰서에 방문을 했습니다. 

(상대차량은 신호가 바뀌는 타이밍(노란불)일 때에도 정지선 뒤쪽에 있어 신호위반이기도 했고, 신호가 깜빡이는 와중에도 급하게 지나가려 과속을 하다 보니 무리하게 저를 앞으로 추월하려다가 사고가 난 것임이 명백하게 블랙박스 영상에 담겨 있었습니다.)

사고현장 기록 자료 (참고)

 

사고당시 현장에서 운전면허증을 경찰관에게 줘야 하는데요.(사고 처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운전을 못하게 됩니다.)

이날 담당 경찰관의 판단은 과실이 저에게 100% 있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처럼 과실이 몇 대 몇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한쪽에게 과실 100%를 적용하는 시스템입니다.

 

비보호 좌회전이기 때문에 좌회전하는 차량이 무조건 잘못이 맞고, 여기선 노란불에 정지선을 지나가서 사고가 나더라도 신호위반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우즈베크에 왔으니 우즈베크법을 따라야 하니 항변도 더 이상 먹히지도 않고 그냥 포기하고 다음 차량 수리비용 보상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제 차량도 수리해야 하고 상대차량도 제가 다 수리해야 하니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고요. 특히나 저는 보험가입이 되어 있지도 않아서 더 막막해지고요.

 

상대방은 과실이 없기에 운전면허를 바로 반납해 주고, 저는 사건처리가 완료되기 전까지 운전면허가 경찰서에 보관되어 있는 상태로 운전정지인 상태가 됩니다.

 

차량 수리 및 보상

상대차량의 보상하는 방법은 보험이 있었다면 보험사에서 알아서 해 줬을 텐데, 저는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대차량 수리비 견적을 받고 견적대로 보상해 주는 방향으로 상호 합의를 했습니다. 당연히 상대방은 본인이 지정한 정비소에서 수리를 맡기겠다고 했고 그곳으로 함께 가서 차량 수리비용 견적을 의뢰했습니다.

그동안 사고차량은 경찰서 지정된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었는데요. (하루 보관료 약 1500원 정도로 저렴했습니다.) 보관료를 지불하고 견인차량(1회 약 30불)을 불러서 차량을 정비소로 가져갑니다.

 

견인차 및 상대차량 상태

 

상대방이 추천한 공업소는 아는 지인이 운영한다는 공업소인데 그냥 개인이 하는 공업소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이렇게 개인 가정집처럼 생긴 곳에서 차량수리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받은 견적은 총 1,200불이었습니다. 1200불을 주고 각서를 받고 이렇게 보상절차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엔 1,000불이었다가 하루 지난 후 1,200불로 추가 금액을 또 요청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수리비가 저렴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빨리 털어버리려고 각서를 받고 현금으로 돈을 주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공업사

 

첨에는 제차량 상대차량은 한 곳에서 모두 수리를 하려 했다가, 개인이 하는 허접한 공업사여서 뭔가 불안하기도 해서 저는 다른 전문 공업사로 가서 차량을 수리했습니다. 문짝을 두 짝 다 갈아야 했고 하단 부분을 절단해서 용접해서 붙여야 하는 대형 수리임에도 불구하고 수리비는 약 800불로 선방했습니다. 우즈벡 수리비는 생각보다 싸더라고요. 아마 수입차는 비쌌을 텐데 현지생산되는 차량은 부품비도 저렴하기도 하고 공임료도 한국보다는 많이 저렴한 듯싶었습니다.

 

제 차량을 맡긴 공업사

 

 

차량등록 및 보험가입

수리를 다 마치는 데까지는 약 일주일의 기간이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수리는 되더라고요. 세차해 주고 자잘한 흠집 같은 것도 다 처리해 주는데 수리결과는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도색 티 안 나게 잘 되었고요.

수리된 차량은 끌고 차량등록소에 가서 차량등록을 했습니다.(이전 차량 소유자 범칙금이 있으면 이 부분이 다 해소되어야 등록이 가능합니다.) 차량등록을 한다고 바로 되는 것은 아니고 자동차 번호판 나오는데 까지 시간이 걸리는데요. 거의 하루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이한 점은 여기서는 7777과 같은 좋은 번호 같은 경우 수천 불을 주며 돈을 주고 번호를 사는 시스템이더라고요. 그냥 랜덤 하게 나오는 아무 번호판인 경우는 저렴한 가격으로 번호를 구입하게 됩니다.

 

차량등록 이후 하루가 지나서 자동차 번호판을 받았는데요. 외국인 번호판인 노란 번호판을 받아 바로 부착을 하고 나오는 길에 차량등록소 앞에 있는 보험사에 가서 바로 보험을 가입했습니다.

 

번호판 부착

 

보험가입하면서 충격은, 1년 자동차 보험료가 겨우 15불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가장 대중적인 보험인 것이고 보험 보상가액은 총 4천 불로 매우 낮은데 위에 언급한 대로 수리비가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보험가액 4천 불이면 아주 충분하다는 판단하에 가장 대중적인 보험을 가입했습니다. 물론 더 좋은 보험도 있는데, 굉장히 비싸다고 합니다. 

(한데 우즈베크 사람들은 보험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보통 단순 접촉사고의 경우 100불 이내면 보험사 불러서 약 6개월 불려 다니며 고생하느니 그냥 현장에서 피해차량 주인에게 현금을 빨리 주고 끝낸다고 합니다. )

 

 

법원 재판과 벌금

차량등록을 마쳤다고 교통사고 이후의 모든 절차가 끝나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직 저는 운전면허증을 돌려받지 못했고, 법원 재판이 끝난 이후 벌금납부 이후에 운전면허증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정된 날짜에 법원에 출두하여 재판관 앞에서 사고 경과를 소상히 설명하고, 판사는 경찰서에서 넘겨받은 조서를 토대로 사건을 판단하고 과실비중 등을 고려해서 벌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경찰서에서 담당 경찰관 말로는 벌금이 약 100불 정도 나올 거라고 미리 얘기를 들었는데요. 재판과정에서 판사가 제가 외국인이기도 하고 친한파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냥 주의로만 판결을 마치고 다행히 벌금도 없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운전면허도 그 자리에서 바로 돌려받아서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고요.(운전면허를 왜 이렇게 가져가나 싶었는데 여긴 전산화가 안되어 있다 보니 운전면허가 없으면 그 말인즉 운전을 할 수 없다는 의미와 같은 걸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악몽 같은 교통사고가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다치지도 않았고 그냥 수리비만 나간 거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다시 교통사고

교통사고 이후 이제는 안전 운전하면서 잘 돌아다니고 있었는데요.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신호대기 중으로 그냥 멈춰 있었는데요. 뒤차가 실수로 제 차 후면 범퍼를 부딪혔습니다. 쿵하니 약간의 충격이 있어서 서 차에서 내려 사고 부위를 확인했는데요. ( 뒷차 주인이 바로 악수를 청하더라고요. 이건 본인 실수 인정하고 한번 수그리고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사고 부위가 그다지 티나지도 않고, 한국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보험사 부르고 합의금 받으려고 애쓸 텐데, 여기서는 그냥 됐다고 하고 보냈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스크래치 정도는 사고도 아니고 그냥 무신경하게 돌아다니면 그만인 듯싶더라고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평상시에는 참 느긋느긋 하고 순박한데요. 도로 위에서 운전대만 잡으면 성격이 매우 급해지고 난폭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과는 운전하는 스타일이 매우 달라 애먹으실 수 있는데요. 그래도 조금 운전하다 보면 또 적응되는 부분이 있으니, 우즈베키스탄에서 운전하실 분들이라면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고 났을 때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수리비용이 크게 들어갈 것 같은 사고면 당연히 보험사를 불러야겠지만 100불 언저리로 수리가 가능할 거 같으면 그냥 수리비용 주고 그 자리에서 합의하심이 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보입니다. 경찰이 와서 조서를 쓰고 재판에 넘겨지게 되면 벌금도 벌금이지만 거기에 끌려다니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고려한다면 그냥 바로 돈을 주고 끝내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될 거라 보입니다.

 

사실 보험사를 부르더라도 보험금이 매우 저렴(약 1만 5천 원/1년)한 대신에 여기 서비스가 한국과 같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어서, 한 6개월은 보험금도 못 받고 자동차 수리도 제대로 못받고 어영부영 시간만 날리는 경우가 많다 하더라고요.

 

교통사고가 갔을 땐 그냥 맘 편히 현장에서 돈 주고 쌍방 합의하심이 가장 좋은 해결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들 안전 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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